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하여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요. 배출가스 조작 논란이 불거지더니 그에 따른 주가 폭락으로 주가는 이틀동안 35%정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미국내에서만 계산해도 어마어마한 벌금(약 21조)에 소비자들의 집단소송까지 생각하면 글로벌 최대 자동차그룹 중의 하나였던 폭스바겐그룹이 삽시간에 회사 부도위기까지 갈 수도 있는 사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주제와는 좀 다르지만 워낙 큰 사건이니 한 번 제 관점에서 살펴 보려고 합니다.
미국내 문제 발생 및 국내 대상차종 조사 실시
애초 사태는 미국 환경 보호청에서 폭스바겐 디젤차들이 소프트웨어를 조작해서 핸들 조작이 없는 실험상황에서 배기가스 테스트를 통과했고 실제 운행상황(핸들 조작)에서는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의 40배까지 측정되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미국 민간 환경단체에서 이 문제를 잡아내기 위해 2년여에 걸쳐 집요한 추적을 했다고 하죠.
거기에 더해 문제가 불거진 엔진이 2.0TDI 엔진으로 폭스바겐에서 가장 주류를 이루는 엔진 라인업이기도 하죠. 국내 판매 모델중에는 제타, 골프, 비틀, 아우디 A3 등 4개 차종을 대상으로 환경부에서 조사에 착수한다고 합니다. (찾다보니 위 4개 차종 외에도 이미 배출가스 저감 관련하여 결함시정 명령을 받은 폭스바겐, 아우디 차량모델이 또 있네요. 어느 정도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추가사항이 밝혀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의 독일 브랜드 입지
국내에서는 역사관계 및 그에 따른 정서적인 문제로 일본차가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독일차 럭셔리 브랜드 3사가 수입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죠. 여기에는 비싼 국내 유가와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저렴하고 연비도 좋은 디젤차에 대한 선호도 있었습니다. 그에 따른 반사효과로 여타 유럽이나 미국의 자동차브랜드들보다 폭스바겐은 수입차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됩니다. 거기에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는 골프와 수입SUV의 강자로 단점이 없다던 티구안의 상품가치도 한 몫을 해주었구요.
그런데 이번에 폭스바겐 그룹의 배출가스 조작논란으로 앞으로는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여타 독일(더크게 유럽) 브랜드들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질 것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차량 결함에 따른 리콜 사태는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하고 그 사안도 경미한 것에서 예전 도요타 리콜 사태처럼 안전에 직결되는 큰 문제까지 있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그 이상의 파급력을 갖는 것은 제조 또는 설계상의 결함이나 불량이 아닌 다분히 의도적인 조작(매체에 따라서는 아예 사기극이라고 하는 곳도 있네요.)이라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의 일원으로 플랫폼을 공유하기도 하고 배출가스 사태에 연관 차종이 있는 아우디는 말할 것도 없고 BMW, 벤츠 더 나아가서 기술적인 신뢰감을 주던 독일이라는 국가 자체의 브랜드까지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정도 되면 폭스바겐 그룹의 문제가 아니라 독일 국가 브랜드의 추락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인가
그럼 관점을 좀 바꿔서 국내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어떨까요?
국내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게는 세계시장에서의 큰 기회라고 보는 기사들도 있는데, 현대기아자동차의 차종들이 관련 문제에 대하여 조사를 했을 때 어떤 결과를 보일 것이냐에 따라 위기일 수도 또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문제는 국제시장도 그렇고 국내시장도 마찬가지죠. 에어백부터 시작해서 물, 배기가스 실내유입 등 여러가지 패러디 및 어록까지 생산하면서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퍼져나가던 현대기아차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는 전환점이 될 지 아니면 역시나로 끝나게 될지. 시간이 흐르면 좀 더 명확한 사실관계만 남으면서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몰락할지 확실해 지겠죠.
개인적으로는 주행거리가 꽤 많은 편이라서 계속 디젤차를 탔고 독일산 디젤차에 대한 동경이랄까 그런게 좀 있었는데 앞으로는 저도 그렇고 대중들이 디젤차를 보는 관점에 많은 변화가 생기겠네요.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로는 폭스바겐 외의 다른 회사들도 뭔가 의심이 가는 상황이니까요.
덧붙여 현대기아자동차가 이번 기회에 정신 차리고 좀 분발해 주었으면 합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